"제 8 경"
쉼이 있는 사찰여행
낙산사 의상대
신라시대 문무왕 시절 창건된 낙산사
남해의 보리암, 강화의 보문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입니다.
수평선이 바라보이는 의상대를 중심으로
깊은 동해와 사찰 지붕의 청기와
그리고 그 푸르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해수관음상까지
차분한 발걸음으로 거닐기 시작한 낙산사의 풍경들은
마음 속에 여유를 만들어 줍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을 살다 보면
가끔 나를 잃을 때가 있습니다.
지친 마음을 돌보고 치유가 필요할 때
고요한 휴식만큼 간절한 건 없죠.
진정한 쉼의 시간을 찾아 낙산사로 떠나봅니다.
낙산사의 주차장은 낙산주차장과 의상대주차장으로 나뉜다.
의상대 주차장에 주차하면 낙산사 의상대가 코앞이라 편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대신 차가 많아서 대기하실 수 있다는 점!
기다리는 것이 싫으시다면 비교적 한산한 낙산주차장을 이용하고
경치를 만끽하며 걷는 것도 좋다.
들어가는 입구에 입장료 안내와 입장 시간이 적혀있다.
할인 혜택을 받으실 분들은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키오스크를 통해 입장권을 발급받으면 낙산사에 들어갈 준비는 모두 끝!
입장을 하고 처음 눈에 띄는 곳이 다래헌과 의상기념관이다.
다래헌은 기념품이나 커피, 음료를 파는 곳인데 창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예뻐서
잠시 쉬었다 가도 괜찮을 듯하다.
의상기념관은 낙산사를 창건한 의상대사의 영정과 일대기, 저술 등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2005년에 산불로 소실된 문화재를 전시해 그 참상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아픔을 이겨낸 낙산사는 더 굳건해 보였다.
신라 의상대사는 꿈에 나온 부처의 뜻에 따라 바다 앞 언덕에 낙산사를 세웠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와 불경 소리로 마음의 번뇌를 씻어냈다.
양양의 낙산사로 가면 의상대, 홍련암, 해수관음상 등 천년의 세월을 자랑하는
유적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는데
그중 의상대는 유형문화재 제 48호로 삼국유사에 따르면
671년 의상대사가 낙산사를 창건할 때 머무르면서 참선했던 곳이라 한다.
낙산사의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푸른 바다의 시원한 분위기가 가장 조화롭게
어우러진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 8각 정자 의상대일 것이다.
의상대는 의상스님이 좌선 수행을 한 곳이지만
세인들에게는 천하의 절경으로 일출을 맞이하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수려한 절경과 장엄한 일출이 장관이라 관동팔경으로 꼽히는데
세대를 뛰어넘어 시인 묵객들은 앞다투어 찾아 의상대를 노래했다.
낙산을 제대로 즐기고 감상하기 위해서는
낙산사의 저녁 종소리와 설악산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
한밤중에 들려오는 다듬이 소리,
마을에서 피어오르는 저녁밥 짓는 연기 등
낙산 8경 정취를 보고 느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렀고 환경도 변했다.
한밤중의 다듬이 소리, 저녁밥 짓는 연기는 이제 볼 수 없으나
낙산사를 즐기고 감상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나를 조금 비우고 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느끼는 것
이것이야말로 의상대를 제대로 감상하는 비법이 아닐까.
홍련암 절벽에 붙은 해당화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홍련암은 의상대사가 동굴 속으로 들어간 파랑새를 따라가 석굴 앞 바위에서
기도하다 연꽃 위의 관세음보살을 보고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앞으로는 끝없이 맑고 푸른 바다가, 뒤로는 울창한 소나무숲에 안긴 낙산사가,
절벽 아래는 아찔하게 펼쳐진 해안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졌다.
해맞이 길을 따라가면 의상대 담을 따라 길게 늘어진 소원지가 보인다.
바람결을 따라 나풀나풀 춤을 추는 소원지들은 참 아름다웠다.
누군가 남긴 간절함의 흔적은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낙산사 경내 곳곳에 소원지는 무료로 배치돼 있다.
많은 이들의 소중한 꿈이 이루어지는 길
그 길을 따라 걸으며 해수관음상으로 향한다.
높이 16m에 달하는 거대한 불상 해수관음상!
활짝 친 연꽃 위에 매끄럽고 우아한 자태가 인상적이다.
시원스레 드러난 동해바다가 절로 맑은 정신을 품게 한다.
혼탁한 세상에 휩쓸리지 말라 이르는 것만 같다.
모든 시름 벗고 마음에 고요한 울림 하나 남기고 싶다면 낙산사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