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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빚어낸 12가지 선물, 양양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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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 걷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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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 걷기여행


  굽이굽이 이어진 구룡령 옛길
옛길은 옛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지만, 지금은 세상의 편리대로 더 좋은 길들이 나면서 사람의 흔적이 거의 사라진 길이다. 옛길에는 옛 사람들의 흔적과 숱한 이야기들이 남아 있고, 인적드문 길에는 호젓함만이 남아 있다. 양양군 서면 갈천리에 남아 있는 구룡령 옛길 역시 남아 있는 사람들의 흔적과 호젓함이 고스란히 그대로 묻어나는 길이다.

교통편

영동고속도로 장평IC → 봉평 방면 6번 국도(우회전) → 424번 지방도 → 운두령길(인제, 홍천 방면 좌회전) → 창촌삼거리(양양, 명개 방면 우회전) → 구룡령 정상

삶과 꿈을 찾아 넘나들던 옛길

구룡령 옛길은 양양과 홍천을 연결하던 길이다. 영동과 영서를 잇는 이 길로 수많은 사람들이 넘나들었다. 영동과 영서의 상인들이 특산물들을 짊어지고 넘기도 했고, 청운의 꿈을 꾸며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기 위해 넘었던 길이다. 혼인을 위해 신랑을 태운 노새가 넘기도 했고, 신부를 태운 가마가 넘었던 길이다. 영동과 영서의 특산물을 서로 맞바꾸기 위해 넘던 길이어서 ‘바꾸미길’ 이라 부르기도 했다.
구룡령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동해안의 물자를 수탈하기 위해 산허리를 깎아 신작로를 내면서 사람들의 왕래가 줄기 시작했다.
1994년 비포장도로가 말끔하게 포장되면서 완전히 잊혀가는 듯 했지만, 옛길 바람이 불면서 꺼져가는 생명이 되살아나듯이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 2007년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명승 제 29호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양양군 서면과 홍천군 내면의 경계인 해발 1,013m 구룡령 정상….
‘여기는 구룡령 정상입니다’라는 표지판과 함께 해발 1,013m라는 숫자가 눈에 띈다. 백두대간 구룡령이라는 표지석도 고갯마루의 위용을 자랑하듯 한 켠에 서 있다. 북으로는 갈전곡봉과 조침령으로 이어지고, 남으로는 응봉산과 오대산으로 이어진다.

이용안내

구룡령 옛길 트래킹 코스안내
구룡령 정상→ 구룡령 옛길 정상(1.2km)→ 횟돌반쟁이(0.4km)→ 솔반쟁이(1.1km)→ 묘반쟁이(0.2km)→ 구룡령 옛길 입구(갈천마을) (1.1km) 총 4.0km

아홉 마리의 용이 지나간 흔적을 만나는 구룡령

구룡령 옛길 트래킹을 하려면 구룡령 정상에서 홍천 방면으로 조금 내려오다 보면 만나는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야 한다. 사실 구룡령 옛길의 시작점은 구룡령 정상이 아니다. 구룡령 정상에서 구룡령 옛길 정상까지 올라야 구룡령 옛길을 만날 수 있다.
‘진고개 22km, 조침령 21km’ 백두대간 이정표가 나타나면 이곳부터는 적당한 오르막길로 이어지며 쉽게 오를 수 있다. 울창한 숲의 터널로 들어서면 단풍나무와 참나무를 위시해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오래전부터 떨어져 쌓인 낙엽들이 쌓이고 밟히고 다시 쌓이면서 숲길이 양탄자처럼 푹신푹신해 걷는 느낌이 아주 좋다.
오붓한 숲길을 따라 낮게 깔린 산죽도 만나고, 산짐승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은 아름드리나무 밑동의 굴도 만난다. 여름이면 온통 하늘을 가린 채 초록으로 물든 숲을 만나고, 가을이면 단풍나무의 붉은 기운과 참나무의 갈색기운, 다릅나무의 노란기운들이 숲 사이로 간간히 비치는 푸른 하늘을 배경삼아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오른 지 30분 정도면 구룡령 옛길 정상의 널찍한 공간에 이른다.
구룡령 옛길 정상에는 구룡령과 조침령으로 가는 백두대간길과 명개리와 갈천리로 가는 옛길이 한데 모이는 곳으로 네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 정상에서 갈천리로 가는 길이 명승 제 29호로 지정된 구룡령 옛길이고, 갈천리까지 약 2.8km가 이어져 있다.
정상에서 홍천 명개리로 넘어가던 옛길은 근래 정비되어 명개리까지 3.5km가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있다. 구룡령 옛길 정상은 제법넓은 편인데, 예전에 이곳에 산신당이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때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 중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가면 낙방한다는 얘기가 내려온다.
구룡령 옛길을 따라 하산하는 길은 내려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횟돌반쟁이, 솔반쟁이, 묘반쟁이 등 3개의 반쟁이가 있는데, 반쟁이는 거리의 반을 뜻하는 반정(半程)의 강원도 사투리다. 요즘은 ‘걷다가 쉬어 가는 곳’으로 뜻이 바뀌었다. 구룡령은 ‘아홉 마리의 용’이 고개를 구불구불 넘어가다 갈천마을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지났다'해서 붙여졌다 한다. 산행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내려가는 모습이 저 아래까지 겹쳐 보일 정도로 갈지자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모나지 않고 숲과 어울린 오솔길은 자연 그대로의 길이다. 오솔길은 용의 둥근 몸통이 지난 간 것처럼 오목 들어가 있으니 그 오래전 이 길을 따라 내려갔던 용을 찾아가는 길인 것도 같다. 아마도 갈천약수에서는 목을 축이고 있는 용을 만날지도…….

아름다운 숲과 이야기가 가득한 옛길

구룡령 옛길 정상에서 얼마 안가 횟돌반쟁이라는 곳을 만난다. 횟돌반쟁이 역시 구룡령 정상으로 향했던 힘겨운 걸음을 잠시 쉬어 갔던 곳이다. 예전부터 전해오는 양양의 매장문화가운데 나무뿌리가 관을 파고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 하관시 횟돌을 불에 구워 가루를 내 섞어 쓰게 되었는데, 그 횟돌이 이 주변에 많이 있었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횟돌반쟁이에서 솔반쟁이에 이르는 약 1km 남짓 되는 구간은 가장 아름다운 숲길이다. 빽빽이 들어선 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했고, 숲길은 걷는 내내 시원하다. 길을 걷는 내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피나무 등 활엽수림이 펼쳐진다. 숲이 전혀 훼손되지 않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두 사람이 맞 잡아야 할 정도로 커다란 금강소나무의 밑동이 잘린 흔적도 자주 만난다. 이곳의 금강소나무는 1989년 경복궁 복원 때 쓰였다 하는데, 바로 그 흔적이다. 이름도 예쁜 솔반쟁이는 구룡령 옛길의 딱 절반으로 소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지명이다.
솔반쟁이에서 묘반쟁이 구간은 0.2km 정도로 금세 이른다. 옛날 홍천과 양양의 수령이 각각 만나는 지점에서 고을의 경계를 정하자고 내기를 했다. 양양의 건장한 청년이 수령을 들쳐 업고 홍천의 명개리 저 안쪽에서 홍천의 수령을 만나 경계를 정하게 되었다. 경계를 정하고 돌아오는 길에 너무 지친 청년은 그만 쓰러져 죽고 만다. 수령은 그 공적을 기려 묘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이곳이 묘 반쟁이다. 전해오는 이야기를 뒷받침 하듯 묘반쟁이 표지판을 지나면 길옆에 묘지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옛길에서 벗어난 길로 잠깐 접어들면 일제강점기 때 철광석을 반출하기 위해 만들었던 삭도길이 남아 있다.
묘반쟁이에서 시작되는 하산길은 경외감이 절로 드는 길이다. 뿌리를 드러내놓고 건재함을 과시하는 고목도 있고, 태풍으로 쓰러져 누워버린 나무들도 만난다. 수백 년을 살아온 아름드리 금강 소나무들이 지나는 길손들을 맞이한다. 수백 년 된 금강송들은 철갑옷을 입고 있는 위엄 있는 장수의 모습이기도 하고, 흰 도포에 단아한 모습을 하고 있는 신선의 모습이기도 하다. 떡 하니 언덕 위에 자리한 금강소나무는 수령만도 500여 년인데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이에 가지들이 사방으로 뻗쳐 있어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외경심이 절로 든다.
묘반쟁이를 지나 1km정도를 내려오다 보면 계곡 물소리가 청정하게 들린다. 구룡령 옛길의 종착점이 거의 다 왔다는 뜻이다. 구룡령 옛길의 끝은 계곡과 맞닿아 있다. 바위 위에 걸터앉아 흐르는 물줄기 소리도 들어보고, 물속에 발도 담그며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꼬박 3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어도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산책같은 시간이다.

여행팁

구룡령 정상이나 구룡령 옛길 입구인 갈천마을에는 편의시설이 거의 없다. 트래킹에 필요한 식수나 간식 등은 출발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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